향현(鄕賢) 진용(晉鎔) 선생의 홍화각 중수기(弘化閣重修記)에 대한 고찰

-진용 선생의 「홍화각 중수기」가 「지영록(보물 제2002호)」 역주본과 광산김씨의 족보에 실린 내용이 서로 같지 아니함을 밝힌다.-
 

※본 글에서 「지영록」이라고 표기한 것은 「역주 지영록」을 가리키는 말이다

○ 홍화각 중수기는 진용선생의 남아있는 유일한 유고(遺稿)인데 보물 제2002호인 지영록과 광산(光山)김씨 기미(1979년) 족보에도 그 내용이 등재되어 있는 것을 지난해 10월에 알게 되었다. 아! 그 기문의 내용을 알고 싶어 한지 언제이던가? 업은 애기 일뤠(7일)나 찾은 꼴이다.(진용선생의 홍화각 중수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그 내용은 알려지고 있지 않았다.)

○ 두 책자에 실린 홍화각 중수기의 내용을 비교해보니 지영록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2개의 문장과 4곳에 짧은 문구가 광산김씨 족보에는 기록되어 있다.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, 광산김씨 족보에 실린 내용이 오히려 당시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.(이 부분은 필자의 소견임으로 독자의 의견과 다를 수 있다.)

<지영록에 없는 내용이 광산김씨 족보에 실린 내용 중 일부- 청색 글씨>

①「김녕숲에서 벌목한 나무를 배에 싣고 제주성 아래에 정박하였다.」 다음에

(당번 군졸들에게 제주성 안으로 옮기게 하고, 백성들이 곡식을 수확한 후에 공사를 시작하게 하니 즐겁게 일을 이룰 수 있었다.)

②(삼백 년 된 오랜 건물이) 하루아침에 거듭 새로워져 옛날 구조에서 보태어져 훌쩍 크게 갖추어지게 되어, (수백 년 세월을 늘일 수 있게 되었으니, ‘홍화’라는 두 글자가 환히 다시 밝혀질 것이다.) 이것은 기다린다고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니라.(본문에서 참조하기 바람)

기축년(1649년, 인조27) 2월 8일 정유일에 홍화각을 중창하여 낙성하였으므로 그 사실을 기술한다. 홍화각(弘化閣)은 옛 만경루(萬景樓)를 고친 것이다. 삼을나(三乙那)가 터를 살핀 후에 이곳에 머물고 이곳에 집을 지었다. 원(元)나라 세조[쿠빌라이]가 천하를 얻었을 때 방성(房星, 말의 수호신)을 올려다보고 이곳에 말을 키웠다. 이에 건물을 지어 ‘만경루(萬景樓)’라 이름 하였으니, 대개 경물에서 취한 것이다. 만물이 바뀌고 별이 옮겨진 것이 몇 해이던가?